지난 몇 주에 걸쳐서 부교감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부교감 활성을 위해 어떤 자세가 중요한가 하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24시간 쉬지 않고 우리 몸의 생명 시스템을 조율하고 있는 자율신경 중의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은 목뼈부터 엉치뼈까지 척추를 따라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부교감 활성을 위해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척추를 세우는 반듯한 자세를 늘 유지하는 것입니다.

반듯한 자세가 중요한 이유

자세가 구부정하고 흐트러지면, 척추 균형이 깨어지고, 교감 부교감신경의 통로인 척추의 흐름이 왜곡되어 한쪽으로 척추와 근육의 부담이 가중됩니다. 등과 어깨가 앞으로 굽어 반듯하지 못한 자세는 목뼈와 엉치뼈 주위에 분포되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자세는 피로감도 더 가중시킵니다. 그러니 항상 몸을 곧게 펴고 가슴을 활짝 열고 허리는 똑바로 세우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렇게 바로 잡힌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교감-부교감신경의 원활한 작용이 가능한 것입니다.

가슴을 활짝 열어야 하는 이유

등과 어깨가 앞으로 굽으면 가슴 근육이 위축되고 몸도 안으로 말립니다. 이 자세에서는 당연히 깊이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는 복식 호흡, 즉 부교감을 활성화 할 수 있는 호흡이 불가능합니다. 서 있거나 앉아있을 때 양 손을 뒤로 깍지끼고 팔꿈치는 펴는 자세를 취하면 가슴이 활짝 열리게 됩니다. 또는 그냥 서 있을 때도 엉치를 약간 뒤로 빼고, 아랫배에 힘을 주면 가슴이 자연히 열리게 됩니다. 이런 자세에서 깊은 호흡, 복식 호흡이 가능해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거북목과 목 뭉침을 예방해야

목(경추)은 뇌에서 뻗어 내려오는 자율신경의 신호를 균형있게 연결해주는 중요한 구조물입니다. 즉, 뇌와 몸을 이어주는 중요한 연결 부위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잘못된 자세로 거북목, 일자목이 굳어진 사람은 교감 부교감신경의 통로에 문제가 생깁니다. 목이 앞으로 뻗어나가 있으면, 등이 구부러지고 어깨는 안으로 말려 들어가고 폐와 호흡기는 좁아지면서 횡격막이 압박받고 호흡이 짧아지고 얕아집니다. 그래서 어지럽거나, 이명, 불면, 소화불량, 가슴답답, 상열감 등의 각종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한 증상들이 다양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거북목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벽에 기대어 머리부터 어깨 엉덩이 발뒤꿈치까지 벽에 붙이고 서 있어 보세요. 이때 머리가 벽에서 떨어진다면 거북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거북목을 치료하고 싶다면, 이렇게 선 자세에서 턱을 아래로 약간 당기면서 머리를 벽에 붙이는 느낌으로 유지하면 됩니다. 거북목도 치료하고 부교감 활성도 돕는 좋은 방법입니다.

뒷목이 뭉쳐서 늘 무겁고 목과 어깨 근육이 딱딱하게 뭉쳐져 있다면, 뇌와 몸을 이어주는 중요한 통로에 문제가 생겨 교감신경이 쉽게 항진 될 수 있는 신체적인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목과 어깨가 뭉치지 않도록 평소에 습관적으로라도 스트레칭으로 풀어줘서 혈액 순환을 개선시키고 근육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대로 걸어야 하는 이유

걷는 것은 누구나 하지만, 올바로 걷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제대로 걷지 못하면 걷는 만큼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이지요. 제대로 걸어야 척추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자율신경을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제대로 걷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걸을 때 턱은 약간 당기고 가슴을 활짝 펴서 허리를 곧게 펴고 걸어야 합니다. 양 어깨의 견갑골이 등에서 서로 척추를 향해 가까워진다는 느낌으로 당기면 어깨가 열립니다. 그리고 걸을 때 몸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게 걷되, 팔은 앞뒤로 움직이고 특히 팔이 뒤로 가는 폭이 더 크게 걷습니다. 땅에 발을 디딜때는 발뒤꿈치부터 닿도록 걷고 머리 꼭지를 누군가 하늘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몸을 쭉 펴서 걸으면 됩니다.

자율신경 치료하는 전신면역약침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분포되어있는 척추를 잘 관리하는 것은 자율신경 치료에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의에서 자율신경을 치료하기 위해 침이나 약침을 척추 바로 옆에 위치한 협척혈(夾脊穴: 화타협척혈이라고도 부르며, 자율신경위치와 위치가 동일하고, 척수신경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경혈), 그리고 척추 주위의 배수혈(背兪穴: 오장 육부의 에너지가 모두 모여있는 경혈)에 놓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배수혈과 협척혈 그리고 림프 순환을 돕는 몇가지 경혈까지 함께 치료하는 전신면역약침(全身免疫藥鍼)은 자율신경 치료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되는 치료법이기도 합니다. 배수혈이나, 협척혈, 전신면역약침 치료는 한의사에게 진찰을 받으신 후, 본인에게 적합한 횟수로 받으시면 됩니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정이안 한의학 박사